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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성공한 그 사장님

우연히 유튜브에서 아는 사람을 봤다. 몇 년전 그러니까 코로나로 한 참 힘들던 시절,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던 중 선배로 부터 소개 받은 이미 성공했지만 더 성공하고 있던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겸손했다. 성공을 성공이라 부르지 않고,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이라며 구지 내세우려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근나근한 목소리, 곱상한 피부와 그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누가 봐도 부모 잘 둔 그런 사람쯤으로 보여지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를 본 나는 시샘과 질투를 넘어 나와는 다른 부류로 분류를 해 버린지도 몰랐다.

그렇게 첫 만남은 아쉬움 없이 끝났다. 그 즈음 나에게 하루하루는 지금보다 더 힘든 과정이었고, 직원들 월급마련을 위해 흔히 말하는 배달도 해야 했던 시기다. 그렇게 절망으로 나는 달려가고 있던 중 또 한번 선배의 연락이 왔고, 나는 그 성공한 사장을 다시 만나는 운명이 되었다.

그가 나에게 소개한 사업이 있었다. 그는 여러 식당을 경영하고 있었다. 첫 만남의 조용함과 달리 그는 나에게 자신이 미국에서 이 자리에 있기까지 거쳤던 수많은 고생과 노력을 흐르는 물처럼 잔잔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유가 뭘까. 왜 내게 이런 시간을 소모하는 것일까? 알 수는 없었지만, 첫만남에 가졌던 편견의 그의 진실된 이야기 속에 동화되고, 그의 미간을 주목하며, 아하 그랬구나. 그러셨구나의 추임새를 연신 넣고 있었다.

오가는 술잔속에 우리는 동년배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나를 소개해준 선배로부터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첫 만남에서 나에 대한 긍정적 검토를 했고,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사업으로 만남을 갖고자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공유한다고 했다. 시끄러운 술집에서 거나하게 들어간 술 기운을 빌어, 나는 그와 부담없이 대화를 나눴고, 그의 비전에 감동하며, 나도 그럴 수 있을거란 착각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렇게 대답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는 그와의 만남을 잊었다. 너무 먼 산이어서 오르기에 현재로서는 너무 벅차서.

그를 다시 유튜브에서 봤다. 성공한 사업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그의 회사가 나왔다. 그가 말한 그 이상을 그는 해내고 있었고, 첫 만남의 그처럼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스쳐지나가는 한 장면을 장식할 뿐이었다. 그의 성공과 성장을 보며, 99퍼센트의 박수와 1퍼센트의 질투가 교차하며, 현재의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나의 비전이 이뤄지는 그날을 위해, 늦지 않은 지금 나는 그 사장님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자 머리를 굴리고 발로 뛰고, 뒤를 돌아 보고 있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는 나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자.